'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 이른바 인노회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은 뒤 세상을 떠났던 고 최동 열사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지난 2020년 대법원에서, 인노회가 이적단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는데, 다시 한 번 같은 판단이 나온 겁니다.
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89년 4월 28일, 공안당국에 의해 불법 체포된 최동 열사.
학내 시위를 주도해 실형을 선고받은 뒤, 노동 운동에 투신했던 최 열사는 당시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 인노회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적 단체 가입과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로 기소된 최 열사에게 법원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이후 최 열사는 후유증으로 심한 정신분열을 겪다가 1년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최숙희 / 고 최동 열사 여동생 : 오빠가 얼마나 힘들고 억울했을까, 근데 왜 그 당시에는 그렇게 표현을 하고 있는데 모르고 있었을까….]
최 열사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 2022년, 신설 경찰국 수장 자리에 김순호 씨가 오르면서입니다.
인노회에서 활동했던 김 씨는 최 열사가 아끼던 후배였는데,
김 씨가 돌연 자취를 감춘 시기와 인노회가 수난을 겪은 시기가 겹친다며, 당시 동료들이 '프락치'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박 모 씨 / 전 인천·부천 민주노동자회 회원 (지난 2022년) : 조직 전체를 알 수가 없거든요. 이름들 전체까지 알 수 있는 그런 위치가 아니거든요. 그것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지구장이죠. 그 당시에 지구장이 당연히 순호였었고.]
이후 유가족들은 최 열사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사법부는 35년 만에 최 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찰마저 무죄를 구형했을 정도로 완벽한 명예 회복이었습니다.
지난 2020년, 대법원은 또 다른 인노회 회원 재심 재판에서 인노회가 이적단체가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했는데, 재판부는 이번에도 같은 판단을 했습니다.
또, 당시 치안본부 수사관들이 최 열사를 불법 체포했고, 영장 없이 증거를 압수했다며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남은 가족들은 인노회를 이적 단체로, 최 열사를 반공으로 몰았던 이들이 이제라도 성찰하길 바랐습니다.
[최숙희 / 고 최동 열사 여동생 : 명예롭지 않다는 건 본인이 알 거라는 생각을 해요. 이 역사에서 무엇... (중략)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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