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떨어진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수술할 의사 없어
수술 가능한 병원 찾다가 사고 4시간여 만에 숨져
"의료 여건 부족한 비수도권, 환자 피해 더 심각"
공사현장에서 추락한 70대 노동자가 수술할 의사를 찾다가 4시간여 만에 숨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평일 오전에도 응급 의료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건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 기장군에 있는 축산시설 공사 현장.
이 건물 2층에서 70대 용접기사 A 씨가 추락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된 건 지난 2일 오전 8시 11분입니다.
구급대원이 A 씨의 상태를 확인해보니 의식은 있지만, 다리와 갈비뼈 등 곳곳의 골절이 의심되는 상황.
하지만 근처에는 A 씨를 받아주겠다는 응급실이 없어, 50㎞ 떨어진 고신대병원까지 가야 했습니다.
119에 신고한 지 1시간이 지나 병원에 도착한 A 씨.
하지만 수술할 의사가 없었습니다.
고신대병원은 가슴뼈 골절로 폐가 손상될 우려가 있어 긴급 수술이 필요했지만, 의료진이 부족해 수술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병원 측이 수술 가능한 다른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받아주겠다는 병원이 없었고, 결국 A 씨는 사고 4시간여 만인 낮 12시 반쯤 숨졌습니다.
사인은 다발성 골절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 다발성 골절에 의한 사망입니다. 처음에는 떨어진 후 의식이 있었는데 119 불러서 빨리 (병원으로) 가긴 했는데….]
전공의 공백 사태가 없었다면 환자를 살릴 수 있었을 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 수도권보다 의료 여건이 부족하다 보니 의정 갈등에 따른 환자 피해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성한 /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 : 부산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 2곳이나 지역응급의료센터 7곳 모두 현재 응급의료를 볼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이 부족해 진료를 못 보는 과목들이 상당히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평일 아침에 사고를 당한 환자가 의사를 찾다가 숨진 상황.
추석 연휴 기간에는 대처가 더 힘들 것이라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습니다.
YTN 차상은입니다.
YTN 차상은 (cha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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