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금 수십억 원을 들여서 만든 각종 시설물들이 불과 2, 3년만에 다시 철거되고 있습니다.
앞 뒤 재보지도 않고 일단 짓고보자는 안이한 행태 속에 혈세만 낭비되고 있습니다.
강경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영랑호를 가로지르는 길이 400미터 부교입니다.
속초시가 2021년 말 세운 이후 연간 60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방채운 / 서울 중구]
"전체 도는 것보다 편하기도 하고 풍경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굉장히 좋은 거 같아요."
하지만 설치 전부터 철새 도래지 파괴와 호수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환경단체가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법원은 철거하라는 강제조정을 내렸습니다.
속초시는 이를 수용하고 철거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박정숙 / 속초시청 관광과장]
"(철거) 사업비가 얼마나 소요되는지도 파악을 해야 하고 다양한 절차들을 거쳐야 하는 그런 과정들이 남아 있고."
부교를 짓는데 든 예산은 26억 원.
철거 비용도 추가로 들어갈 판입니다.
주민들도 반발합니다.
[신윤선 / 속초 영리단길번영회장]
"주민 혈세로 만든 이 부교를 왜 뜯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조사를 환경 평가를 더 해야 하지 않나, 돈이 혈세가 또 낭비되는 겁니다."
논산 육군훈련소 인근에 조성된 이 공원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논산시가 국방부와 협약을 맺고 6만여 제곱미터 부지에 훈련병과 가족들이 쓸 수 있는 쉼터공간을 조성한 건 지난 2022년 6월, 들어간 비용은 17억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2년 만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국방부가 이 부지 절반에 관사를 지어야 한다며 협약 해지를 통보한 겁니다.
이대로라면 공원 절반을 철거해야 합니다.
[논산시청 관계자]
"핑크뮬리와 삼색 버드나무를 다른 데로 옮겨 심는 거죠. 저희도 처음에 시작할 때는 이렇게 일찍 될 것을 사실 예상을 못 했어요."
소중한 세금을 낭비한 꼴이 됐다는 비판은 피할수 없게 됐습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강경모 기자 kk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