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전기업이 한국 기업의 체코 원전 건설 사업 수주를 막기 위해 체코 정부에 직접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한국에 일자리 만5천 개를 뺏길 거라며,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을 향해서도 목소리를 냈습니다.
홍주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체코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의 한국수력원자력을 최종 선정했습니다.
두코바니 원자로 2기에 더해, 테믈린에서 추가 원전 2기 건설이 확정되면 협상 우선권을 주기로 했습니다.
[안덕근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이며, 상업용 원전을 최초로 건설한 원전의 본산지 유럽에 원전을 수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된 것입니다.]
그러나 최종계약 체결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미국의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재작년 한국의 원전 수출을 막아달라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낸 데 이어, 이번엔 체코 정부에 직접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원자력발전소 절반 가까이에 원천기술을 공급한 회사로, 체코 원전 건설을 놓고선 한수원, 프랑스전력공사와 경쟁했다가 탈락했습니다.
웨스팅하우스는 체코 반독점사무소에 낸 진정에서 한수원에는 입찰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수원이 자신들이 특허권을 보유한 기술을 활용하는 만큼, 허락 없이 체코에 기술을 이전할 권리가 없다는 겁니다.
자사 기술을 수출하는 데 필요한 미국 정부의 승인을 구할 법적 권리 역시 웨스팅하우스에만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수원이 체코에 원전을 수출하게 두면, 웨스팅하우스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일자리 만5천 개를 뺏긴다고 한 점도 주목됩니다.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미국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 주로 꼽혀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이곳의 일자리 문제에 예민하기 때문입니다.
웨스팅하우스는 또, 현재 진행 중인 국제 중재 결정도 내년 하반기는 돼야 나올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한수원과 체코의 최종계약 시한은 내년 3월인데, 그전에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거라고 못 박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YTN 홍주예입니다.
영상편집: 한경희
디자인: 우희석
YTN 홍주예 (hongkiz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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