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아테네 인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사흘째 계속되면서 유럽 각국이 긴급 지원에 나서 큰불은 잡았습니다.
이웃 국가인 보스니아와 이탈리아 등 유럽 남동부 곳곳도 잦은 화재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김잔디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어두운 밤 산비탈을 따라 불길이 일렁이며 주변을 집어삼킵니다.
골짜기를 가득 메운 화염이 화산 폭발 직후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현지 시간 11일 아테네 북동쪽 35km 지역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계속 확산했습니다.
불길은 사흘 만에 아테네 턱밑인, 중심부에서 불과 10km 떨어진 지역까지 접근했습니다.
고온에 강풍까지 겹치면서 불이 커져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고, 인근 마을 주민 수만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스피로스 고릴라스 / 그리스 산불 피해 주민 : 바람이 이 방향으로 불었다가 갑자기 반대 방향으로 불었어요. 연기가 너무 많아 질식할 것 같았어요. 연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고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어요. 숨을 쉴 수 없었습니다. 집이 보이지 않았어요.]
그리스 정부가 유럽연합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고, 유럽 각국이 지원에 나서면서 큰 불길은 잡혔습니다.
이번 산불로 사흘간 모두 100㎢가 탔고, 공장과 건물, 주택 등의 피해도 컸습니다.
[사키스 모르피스 / 산불 피해 지역 주민 : 제 집이 완전히 파괴됐어요. 벽까지 무너져 내렸어요.]
보스니아 수체스카 국립공원에서도 현지 시간 11일 발생한 산불이 사흘째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해발 2천 미터 지점에서 산불이 나 소방차 진입이 어렵고 헬리콥터만으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로마 남쪽에서 12일에 발생한 산불도 이틀째 확산해 주민들이 대피했습니다.
유럽 남부와 동부 전역이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펄펄 끓고 있는 가운데 거센 바람까지 불면서 대형산불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YTN 김잔디입니다.
영상편집 : 임현철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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