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도 광산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가 확정된 가운데, 사도 광산의 조선인 노동자 기록을 담은 전시관이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당시 조선인 노동자들이 열악하고 위험한 곳에서 일했던 기록 등이 담기긴 했지만, 강제 동원이라는 표현은 여전히 빠져 있습니다.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서 김세호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일본 사도 광산에서 2km 떨어진 곳에서 있는 사도시 아이카와 향토 박물관.
일제 강점기 사도 광산에서 일한 조선인 노동자들의 기록을 담은 공간이 별도로 마련됐습니다.
[쇼우지 하루카 /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관계자 : 한반도 출신을 포함한 노동자들이 당시 광산에서 어떠한 환경에서 일했고 생활을 했는지를 이러한 전시 자료를 통해 사실을 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위험한 작업에 투입된 조선인이 일본인보다 많았다는 기록과 이를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낸 내용이 눈에 띕니다.
또 민간 업자가 조선총독부의 허락을 얻어 모집에 나섰다는 설명을 통해 일본 정부의 개입이 있었다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이곳 2층은 조선인 노동자의 기록이 전시돼 있습니다.
특히 당시 조선인 노동자들이 처한 가혹한 노동환경을 일부 엿볼 수 있습니다.
부친이 학생 때 강제 징용됐다는 일본인 관람객은 한일 양국이 징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츠다 다키코 / 사도시 주민 : 상당히 공부도 되고 점점 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은 2015년 군함도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관련 전시에 조선인 강제 노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비하면 이번 조선인 노동자 관련 기록과 설명은 일부 진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제 동원이라는 표현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어, 강제 동원의 역사를 제대로 마주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여전히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여기에 우익 성향의 산케이 신문은 아예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실 설치는 불필요하고 화근이 될 결정이었다고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이 조선인 강제 동원 역사에 대한 설명에 얼마나 충실히 나설지는 한동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서 YTN 김세호입니다.
YTN 김세호 (kjyou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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