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강원도 원주 골프장에서 30대 여성이 공에 맞아 실명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골프장 코스를 잘못 설계했다며 캐디와 함께 골프장 대표, 타구자 등 4명을 모두 고소했는데 검찰은 캐디에게만 과실 책임을 물었습니다.
1심에서 금고 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됐던 50대 캐디가 항소심에서는 감형받았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항소심 선고 후, 재판장 밖으로 나온 여성.
기다리던 이들은 여성을 위로합니다.
"울지 말고, 잘했어. 잘 버텼어. 알았지?"
동료들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는 여성, 골프장 캐디로 일했던 52살 A 씨입니다.
사건은 지난 2021년 강원도 원주 골프장에서 발생했습니다.
티샷 타구자가 친 공이 크게 휘어 카트에 타고 있던 일행 30대 여성 B 씨 눈에 맞았습니다.
한쪽 눈이 영구 실명된 B 씨, B 씨는 캐디 A 씨와 골프장 대표, 관리자, 티샷 타구자 모두를 고소했습니다.
원래 카트 주차 지점은 안전을 이유로 티 박스 뒤에 있어야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코스는 티 박스 앞에 카트 주차 지점을 만드는 등 코스 설계를 잘못한 만큼 골프장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4명 가운데 캐디 A 씨만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골프장은 사전에 캐디들에게 안전교육을 했고, 해당 코스 역시 자치단체 승인을 받았으며, 타구자는 캐디 안내에 따라 공을 쳤기 때문에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금고 6개월을 선고하고 A 씨를 법정 구속했습니다.
이후 넉 달 만에 이뤄진 항소심 선고.
재판부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A 씨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가 상당 기간 구금돼 반성하고 있고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적이 없다며 원심 판단은 부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고 이후 골프장은 해당 코스의 카트 주차 위치를 티 박스 뒤로 변경했습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고검은 최근 수사가 미진하다며 다시 수사할 것을 명령했고, 원주지청은 앞서 불기소했던 골프장 대표와 관리자, 타구자 등을 대상으로 재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 홍도영
YTN 홍성욱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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