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대적 그룹 개편을 예고했던 SK 그룹의 첫 행보가 나왔습니다.
위기의 배터리 사업을 살리겠다며 알짜 에너지 계열사와 합병하기로 했는데요.
적자기업 구하자고 흑자 기업을 희생시킨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임종민 기자입니다.
[기자]
SK그룹이 적자 배터리 회사와 흑자 에너지 회사를 합치기로 했습니다.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과 수소, 재생에너지가 주력인 SK E&S가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을 의결한 겁니다.
이로써 총자산 106조원에 달하는 '공룡' 에너지 기업이 탄생했습니다.
SK그룹은 합병 명분으로 계열사 정리와 사업구조 재편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SK온을 살리기 위해 알짜 기업을 희생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적자 기업을 흑자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서 기존의 흑자 기업을 합병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주주들의 손해가 막심하다."
실제 SK온은 2021년 10월 출범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이에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도 하락했습니다.
반면 SK E&S는 영업이익률 10%를 상회하는 그룹 내 대표적 캐시카우입니다.
현금흐름이 풍부한 SK E&S의 자금을 투입해 SK온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2026년 상장까지 성공시키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됩니다.
SK온 자체적으로도 흑자구조로 개선하기 위해 이노베이션 석유 자회사들과 합병키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합병을 두고 SK그룹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충분한 소통이 부족했다"는 불만도 나옵니다.
SK이노베이션은 내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합병 배경과 추진 방향을 설명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임종민입니다.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구혜정
임종민 기자 forest13@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