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지난 5일 무너진 둥팅호 제방을 사흘 만에 다시 잇고 배수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복구 성과만을 강조하는 관영 매체 보도에 여론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에서 2번째로 큰 둥팅호 제방 위에 배수 차량이 일렬로 늘어섰습니다.
복구대원들은 펌프와 호스를 연결해 제방 안쪽의 물을 밖으로 뽑아냅니다.
주변 지역의 배수 장비까지 164대가 동원됐지만, 물을 모두 빼내는데 보름 안팎 소요될 전망입니다.
[중국 관영 CCTV 보도 : 침수 면적은 47.76㎢, 약 2억2000만㎥의 물을 배출해야 하는데, 이는 (항저우) 서호 15개의 저수량과 맞먹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특별지시 이후 현지 당국은 77시간 만에 끊겼던 제방을 다시 이었습니다.
관영 CCTV는 계획보다 복구 속도가 빠르다며 공사 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했습니다.
지난 8일 밤, 마지막 돌무더기가 메워지는 순간, 환호성과 함께 승리의 깃발들이 나부꼈습니다.
[중국 CCTV 보도 (지난 8일 생중계) : 지금 이 순간 이렇게 제방에 올라 다시 잇는 데 성공했습니다. 원래 계획보다 열 몇 시간 앞당긴 겁니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비극이 도리어 경사로 바뀌었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붕괴 사고와 부패를 덮으려는 것이냐고 반문하거나 이재민 관련 보도가 없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달에 착륙하고, AI까지 나온 21세기에 저질 재난이 발생했는데 부끄러움도 없다며 꼬집기도 합니다.
허난과 산둥성에 폭우피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당국의 대응 위주의 보도뿐입니다.
재난 현장의 실상 전달이나 책임 규명 없이는 천재지변 속 인재가 반복되기 쉽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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