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차 세계대전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일본 우익의 성지,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누군가 스프레이로 낙서를 해서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화장실'이라는 글자를 남기고 유유히 사라진 이 사람의 정체는 과연 누구일지, 도쿄 김민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캄캄한 저녁, 한 남성이 돌기둥에 다가갑니다.
일본 우익의 성지로 불리는 도쿄 야스쿠니 신사 앞입니다.
[현장음]
"오늘은 국제 아동의 날입니다. 전 다 큰 어린이고요."
용변을 보는 듯 하더니, 갑자기 바지 주머니에서 빨간색 스프레이를 꺼내 영어로 '화장실'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이 영상은 중국 SNS를 중심으로 퍼졌는데, 남성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비난도 했습니다.
[낙서한 남성]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를 버렸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까? 아니오! 제가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어제 오전 6시 20분쯤 지나가던 시민에 의해 야스쿠니 신사 돌기둥 낙서가 신고 됐고 신사 측은 가림막을 세워 청소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 관계자]
"(낙서 사건에 대해) 말할 수 없습니다. 참배는 가능합니다."
신사 측의 빠른 대처로 돌기둥에 써 있던 낙서는 더 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접근을 막기 위해 펜스가 설치됐습니다.
[사와다 / 도쿄도민]
"공공의 것에 (낙서는)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태평양 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는 과거에도 낙서나 폭발 등 여러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 경찰은 영상 속 남성을 기물 손괴 혐의를 저지른 용의자로 보고 인근 CCTV를 수집해 동선을 파악 중입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석동은
김민지 기자 mettymo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