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동문 사진으로 음란물 제작…피해자 100명 육박
[앵커]
여자 동문들의 사진을 합성해 음란물을 만들어 유포한 서울대생 2명이 검거됐습니다.
이들은 익명 메신저를 이용해 경찰의 수사를 따돌리며 3년 가까이 범행을 이어갔는데요.
서울대 동문 12명을 포함해 피해자는 거의 100명에 달했습니다.
차승은 기자입니다.
[기자]
검은색 상·하의에 모자, 마스크로 얼굴을 숨긴 남성이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옵니다.
여성들의 사진을 합성해 음란물을 만들어 유포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박 모 씨입니다.
박 씨와 공범인 30대 남성 강 모 씨는 2021년 7월부터 약 3년 동안 익명 SNS 대화방을 개설해 직접 제작한 합성 음란물을 유포했습니다.
음란물에 합성할 사진은 SNS 계정 프로필이나 졸업 앨범에서 찾았는데, 박 씨와 강 씨가 서울대 동문이었던 만큼 피해자 상당수는 같은 대학 동문들이었습니다.
강씨가 합성 음란물을 만들어 피해자 신상정보와 함께 박씨에게 넘기면, 박 씨는 이를 유포하고 피해자에게 접근하며 범행을 분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일면식도 없이 모든 대화를 익명으로 진행하면서도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박 씨와 강 씨를 각각 구속송치했고, 박 씨 등이 만든 음란물을 재유포하고 지인들을 상대로 허위 영상물 등을 제작·유포한 남성 3명도 이달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일당이 익명성이 높은 SNS 메신저를 이용한 탓에 수사기관이 피의자 특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검거까지 3년이나 걸렸습니다.
피해자 일부가 4개 경찰서에 개별적으로 고소했으나 경찰은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며 수사 중지·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재수사 과정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취재한 추적단 불꽃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자는 서울대 동문 12명을 포함해 모두 95명으로, 수사가 진척될수록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경찰이 추가 공범을 추적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는 부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를 꾸려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연합뉴스TV 차승은입니다. (chaletun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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