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돌아온 고려시대 사리, 회암사 봉안
[앵커]
고려 말 경기도 양주 회암사에 봉안됐던 나옹선사 등의 사리 5구가 일제강점기 국외로 반출됐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이 사리들이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는데요.
100년 만에 돌아온 문화유산을 봉안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그 현장을, 김선홍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쌀알만한 사리가 황금색 함에 담겨 있습니다.
석가모니의 실제 유해에서 나온 법신사리입니다.
불교 성물을 보기 위해 양주 회암사지는 불자들로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사리를 직접 본 시민들은 벅찬 감동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불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정말 감개가 무량한, 너무나 기쁜 날입니다."
이번에 봉안된 사리는 석가여래 등 세 부처의 사리와 지공선사, 나옹선사의 사리 2구 등 총 5구로, 원래 회암사 지공선사 사리탑에 모셔져 있다가 고려시대 공예품인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에 담겨 일본으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반출된 사리 5구는 600년 전에 봉안됐던 이곳 회암사로 약 100년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반환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반출된 사리가 미국 보스턴미술관에 소장돼 있다는 사실을 안 건 2004년.
반환 협상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진전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대통령 내외가 미국을 방문하면서 반환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탔고, 지난달 국내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국가가 부흥하고 국민이 평안하며 불교가 중흥되는 역사적인 새 천 년이 시작되는 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참석자들은 반야심경 등을 봉송하고,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청년 불자 500여 명은 108배를 하며 사리 반환을 축하했습니다.
뉴진스님으로 활동 중인 개그맨 윤성호 씨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회암사로 돌아온 사리는 오는 21일부터 3주간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에서 일반에 공개됩니다.
연합뉴스TV 김선홍입니다. (redsun@yna.co.kr)
[영상취재기자 양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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