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코치' 여오현의 속마음 "은퇴, 마음 아프지만…"
[앵커]
남자 프로배구의 '영원한 리베로' 여오현 선수가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여자 배구 IBK기업은행의 수석코치로 새 옷을 갈아입은 여오현 전 선수를 박수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여자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현장.
IBK기업은행 여오현 수석코치와 김호철 감독이 진지한 얼굴로 선수들을 지켜봅니다.
24년간 남자배구 코트를 누빈 '현역 최고참' 여오현은 지난 달 돌연 여자 배구의 '새내기 코치'로 변신했습니다.
은퇴 갈림길에 선 그에게 손을 내민 건 '스승' 김호철 감독이었습니다.
"감사한 마음도 들었지만, 솔직히 좀 두려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또 흔쾌히 감독님께서도 잘할 수 있다, 힘을 주셨고 한 번 해보자 하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역 은퇴 발표도 없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결정은 주변을 놀라게 했습니다.
"(선수들은) 조금 벙쪄하는 얼굴들이었고요. 다른 감독님들이 '너 왜 여기 와 있어? 힘들어…' 그런 말을 제일 먼저 하셨어요."
여오현은 46살의 나이에도 철저한 자기 관리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며 V리그 역대 최다 경기 기록인 625경기를 뛰었습니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9번의 우승도 차지했는데, 목표로 했던 열 번째 우승 반지를 끼지 못한 건 못내 아쉽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솔직히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고요. 선수로서는 진짜 채울 만큼 채우고 싶었는데, 한 조각의 퍼즐을 남겨놓고 은퇴한다는 그게 조금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코치 여오현'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꾸준한 여오현, 열정적인 여오현이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을 많이 기억해 주시고요. 앞으로 제가 지도자로서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sooju@yna.co.kr)
[영상취재기자 송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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