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외할머니 살던 산골집서 시진핑 '환대'…'코냑 외교' 통할까

2024-05-08 3

마크롱, 외할머니 살던 산골집서 시진핑 '환대'…'코냑 외교' 통할까

[앵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자신의 추억이 담긴 산골 마을로 초대하는 등 극진히 환대했습니다.

미국의 대중 견제 일변도 노선과 거리를 두며 독자적 공간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인데,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윤석이 기자입니다.

[기자]

해발 2천미터 고도의 프랑스 피레네 산맥의 콜 뒤 트루말레 마을.

진눈깨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마을 주민들이 전통춤을 선보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를 환영합니다.

현지시간으로 6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의 외할머니가 거주했던 이 산골 마을로 시 주석 부부를 초대해 '친밀 외교'를 이어갔습니다.

전날 회동에서는 시 주석에게 샤넬 가방과 꽃병, 코냑, 중국어판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을 전달하며 선물 공세를 펼쳤습니다.

"유명한 프랑스 사상가인 몽테뉴는 우정은 교환에서 온다고 말했습니다. 더 많은 교환을 통해서만 우리는 계속해서 합의를 축적할 수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극진한 환대는 지난해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시진핑 주석의 후한 대접에 대한 답례 차원으로 보입니다.

또한 미국의 대중 견제 일변도 노선과 달리 독자적 외교 공간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도 깔려 있습니다.

"우리의 양자 관계는 모든 주제를 완전히 자신 있게 논의할 수 있는 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것이 양자 관계를 가치 있고 성공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행보가 전쟁과 통상 등 현안에 대한 중국의 정책과 관점을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프랑스 정치대학 베르트랑 바디 교수는 "마크롱 대통령은 개인적인 관계가 구조를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시진핑은 감상주의자가 아니"라고 꼬집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시 주석은 유럽 방문 기간에 분열의 씨앗을 뿌릴 기회를 많이 갖게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프랑스 방문을 마친 시진핑 주석은 1999년 나토군의 중국 대사관 폭격 사건 25주년인 7일 당일 세르비아를 찾았습니다.

마지막 유럽 순방지로는 EU 회원국 가운데 가장 먼저 중국과 '일대일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헝가리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윤석이입니다. (seoky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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