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음식을 만드는 학교 급식실은 노동강도가 강하고, 근무 환경 역시 열악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증기 피해로 급식실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는데요.
학교 급식실에 튀김을 전담하는 로봇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폐암에 걸리거나 숨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YTN은 학교 급식실 문제를 집중 보도했습니다.
대형 튀김 솥에서 자욱하게 올라오는 희뿌연 연기.
기름을 이용해 고온으로 조리할 때 생기는 유증기엔 초미세분진,
이른바 '조리흄'이란 물질이 섞이는데, 이게 폐암을 유발합니다.
학교 비정규직 노조가 급식 노동자 5,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무려 189명이 폐암 진단 이력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폐암 투병 급식실 조리사(지난 2021년) : 180도~200도에서 쳐다보면서, 끓는 기름을 쳐다보면서 튀김을 해야 해요. (튀김 솥) 바로 위에 환풍기가 없어요. 한참 떨어진 데에 환풍기가 벽 쪽으로 붙어있어서….]
강원도 춘천 고등학교 급식 조리실.
로봇 손이 능숙하게 치즈스틱과 닭 날개를 튀겨냅니다.
지치지도 않고, 기름 한 방울 밖으로 새나가는 일도 없습니다.
이 학교 전체 학생은 450명입니다. 튀김 450인분을 만드는 데 1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조리 중 사람이 근처에 갈 일이 없으니 유증기 피해도 없고 화상 입을 위험도 없습니다.
재료를 넣고 시간만 입력하면 로봇 손이 적정 온도에 맞춰 튀김을 만들어냅니다.
21년 차 급식실 조리사도 합격점을 줬습니다.
[윤선희/급식실 조리사 : 솥에서 할 때는 아무래도 이제 기름 연기가 많이 나니까, 저희가 이제 폐 쪽으로 많이 신경을 쓰는데 이거는 거의 그런 게 없으니까 저희가 안심하고 튀김을 할 수 있고 그래서 좋습니다.]
급식실 노동자들에게 악몽과도 같았던 튀김 유증기,
로봇 조리사의 등장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성도현
YTN 홍성욱 (kimdy081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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