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돌출 발언에 '각본 없는 신경전'…영수회담 뒷얘기
[뉴스리뷰]
[앵커]
이번 영수회담에서 화제를 모은 장면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5분 모두발언'이었습니다.
식순과 분량 모두 미리 조율하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지면서, 양측은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영수회담 뒷이야기를 장윤희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영수회담장을 나가려던 취재진을 붙잡고, 양복 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15분간 '연설'에 가까운 모두발언을 했던 이재명 대표.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가지고 왔습니다."
양측이 사전에 합의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아닙니다. 오늘 손님 말씀 먼저 들어야죠. 말씀하시죠."
모두발언을 한다면 윤대통령이 먼저, 각각 3분가량 발언하기로 실무진 간 논의가 오가긴 했었지만, 지켜지진 않았습니다.
이 대표가 국정운영을 비판하는 대목에서는 윤대통령 표정이 굳어지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까지 했습니다.
윤대통령은 준비했던 자신의 모두발언은 생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세한 말씀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저희들끼리 얘기를 진행하도록 하시죠."
당시 상황을 놓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표의 회담 태도와 관련해 "역지사지의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대표 측은 반대 반응을 내놨습니다.
"처음에 3분 어쩌고 하길래 아이고, 원래는 한 20분 하려고 그랬는데 15분밖에 못 했습니다."
영수회담 '드레스코드'에서도 정치적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윤대통령과 이 대표 측은 각각 당색에 맞춰 붉은색, 푸른색 넥타이 차림을 했고 이 대표의 경우 국회의원 배지가 아닌 태극기 배지를 달았었는데, 지난해 정부의 대일외교를 비판하는 위원회를 띄울 당시 제작한 배지로, 윤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항의하는 차원이었단 후문입니다.
윤 대통령은 회담 후 참모들에게 야당과 소통을 자주 해야겠다면서, 다음번엔 국회에서 하는 게 어떠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합뉴스TV 장윤희입니다. (ego@yna.co.kr)
[영상취재기자 이일환·김성수]
#모두발언 #영수회담 #뒷이야기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