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이재명, 잠시 후 대통령실서 첫 영수회담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잠시 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담을 갖습니다. 취임 후 첫 영수 회담인데요. 대통령실 최지숙 기자, 민주당 이다현 기자와 같이 자세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잠시 후 2시부터죠?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회담이 이뤄지는데요. 이번 영수회담, 우선 어떤 방식으로 진행됩니까?
[최지숙]
네, 이번 회담은 1시간여 동안 차담 형태로 진행됩니다. 앞서 대통령실 홍철호 정무수석과 민주당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간 세 차례 실무 회동이 있었는데요. 오찬보다 차담이 자유로운 대화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입니다.
차를 마시며 열린 의제로 얘기를 나누는 자유 회담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민주당은 당초 의제를 조율해서 어느 정도 답을 만들어놓고, 성과를 도출하자는 입장이었습니다. 의제 제한 없이 만나자는 대통령실 입장과 상충했던 부분인데요. 회담 일정 조율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재명 대표가 지난 26일, '다 접어두고 일단 만나겠다'고 밝히면서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회담 참석자도 살펴보면요. 양측에서 각 세 명이 배석합니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또 이도운 홍보수석이 들어가고요. 민주당은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천준호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배석합니다. 대화 중 자연스럽게,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독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다만 민주당은 '공개적으로 총선 민의를 전달하는 것이 취지에 맞다', 이런 입장입니다.
[앵커]
취임 후 첫 회담인데, 어떤 계기로 성사된 건지 그동안의 과정도 좀 짚어주시죠.
[이다현]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줄곧 요청해왔습니다. 총 8차례로 파악되는데요. 요청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부터 있었습니다. 지난 2022년 8월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이 대표는 "국민 삶이 전진할 수 있다면 먼저 나서서 정부 여당에 협력하겠다"며 영수회담을 요청했고요.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고, 그 제안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는데요. 영수회담이 과거 권위주의 시절 잔재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또 대통령실 내부에선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나면 여당 대표를 '패싱'하는 결과가 된다는 우려도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터닝포인트가 된 건 역시 총선이었습니다. 총선 패배를 기점으로 대통령실의 기류가 달라졌죠. 윤석열 대통령, 총선 이튿날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 "국정을 쇄신하고 민생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고요. 지난 19일에는 윤 대통령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전화를 걸어서 만남을 제의했는데, 관련 발언 먼저 들어보시죠.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 대표에게 다음주에 형편이 된다면 용산에서 만나자고 제안했습니다. 대통령은 일단 만나서 소통을 시작하고, 앞으로는 자주 만나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또 통화도 하면서 국정을 논의하자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과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만나자고 화답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제안을 환영합니다."
윤 대통령이 이렇게 만남을 제안했고, 이재명 대표가 이에 화답하면서 이번 영수회담이 성사됐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내내 여소야대 구도에서 국정을 이끌어가게 됐습니다.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 관문이 됐는데, 이번 영수회담으로 일단 마주 앉아서 대화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역시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의제인데요. 예상되는 의제들, 어떤 게 있습니까?
[최지숙]
네, 우선 양측 다 공통 화두는 민생입니다. 잠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관련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민생 의제들을 찾아서 국민들 민생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몇 가지라도 좀 하자는 그런 얘기를 서로 하게 되지 않을까…."
"민생 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또 필요한 조치들을 할 수 있도록 요청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온도 차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어려움이 큰 민생 경제 회복 방안을 주요 안건으로 올리지 않겠느냐는 분석입니다. 저희가 확인한 바로 윤 대통령은 특히, 서민 경제에 대한 민생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는 뜻을 참모진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실 여권의 총선 참패 원인이 소통 부재나 공천 문제 등 다양하게 거론되지만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꼽는 이들도 있는데요.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거 아닌가 싶습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개혁 과제 추진을 위해서도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데요. 현 정부 역점 과제인 의료 개혁만 놓고 봐도,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 같은 입법 현안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에 따라 의료개혁 협조를 비롯한 개혁 입법, 민생 입법 얘기가 나올 걸로 보이고요. 다만 윤 대통령은 먼저 말하기보다, 이 대표의 의견을 주로 듣겠다는 입장입니다.
초청을 받은 민주당은 의제가 보다 선명합니다. 일단 이 대표의 총선 공약인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고요.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 수용도 요구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국정기조 대전환과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도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회담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만큼, 민주당으로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요. 첫 만남부터 김건희 여사 특검법 문제를 직접 거론할지도 관심사입니다. 하지만 면전에서 정쟁을 유발하는 걸로 비칠 수 있는 부분이어서, 이 대표도 고심해온 대목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네, 합의문까지 도출될지,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날지 미지수인데, 그동안 역대 정부 영수회담 성적표는 어땠습니까?
[이다현]
1965년 이후 현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