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이 '마약 지게꾼' 전락해 승진까지…징역 12년

2024-04-22 2

회사원이 '마약 지게꾼' 전락해 승진까지…징역 12년

[앵커]

30대 회사원이 '고액 아르바이트'에 현혹돼 마약을 몸에 숨겨 수입하는 이른바 지게꾼 역할을 거쳐 관리자까지 됐지만 결말은 징역형이었습니다.

법원은 죄질이 매우 안 좋다고 질타했습니다.

정래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평범한 회사원이던 30대 문모씨, 지난해 여름 고액 아르바이트를 검색하다 텔레그램 마약상과 접촉하게 됐습니다.

마약상은 문씨에게 해외에서 국내로 마약을 몰래 들여오면 8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문씨가 이른바 '지게꾼' 역할로 마약 밀수업계에 발을 들인 순간이었습니다.

문씨는 관리책 지시대로 캄보디아로 날아가 필로폰이 든 복대를 차고 귀국해 국내 지하철 물품 보관함으로 마약을 운반했습니다.

이후 같은 방법으로 태국과 베트남을 거치며 마약이 거래되는 시스템을 깨우친 문씨는 곧이어 관리 업무까지 맡게 됐습니다.

전직 관리자가 체포돼 새로운 사람이 필요했던 마약 조직이 시스템을 아는 문 씨에게 승진을 제안한 겁니다.

문씨는 텔레그램으로 과거 자신이 했던 지게꾼 일을 맡아서 할 인물과 소통하며 '집중하고, 체력 보충을 하라는 등 업무 지시를 내렸습니다.

지게꾼의 행동수칙과 입국심사대 통과 요령을 정리한 파일을 공유해주기도 했습니다.

문씨의 범행은 지게꾼을 통해 케타민 3㎏을 추가로 밀수하려다가 지난해 11월 수사기관에 체포돼 끝을 맺었습니다.

1심 법원은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지게꾼이 세관에 적발되지 않기 위한 행동수칙 등을 가르쳐주는 등 범행에 필수적이고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습니다.

다만 문씨가 덜미를 잡힌 뒤 수사에 협조해 공범 등 마약사범 5명의 검거에 기여한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됐습니다.

연합뉴스TV 정래원입니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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