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전 서울경찰청장 혐의 부인...유족들 항의 / YTN

2024-04-22 704

김광호 전 서울청장 첫 공판…유족 거세게 항의
김광호 전 청장, 공판에서 혐의 전면 부인
검찰 "알고도 일 안 해"…김광호 측 "억지 주장"
서울청 간부들도 무죄 주장…"신고대응 문제없어"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1년 6개월 만에 부실 대응으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 지휘부의 첫 공판이 열렸습니다.

이들은 모두 무죄를 주장했는데, 유가족들은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신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1년 반 만에 열린 첫 재판에 참석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재판이 시작하기 전, 법정에 출석하는 길부터 유족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혔습니다.

[이정민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김광호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서 무려 159명의 젊은이들이 희생당한 사건입니다. 이것은 분명하게 밝혀서 역사에 남겨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김 전 청장은 지난 공판준비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첫 공판에서도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공소장에 적힌 당시 행적을 보면, 김 전 청장은 참사 이전 이태원 지역의 안전사고 가능성이 담긴 보고를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하지만 '인파 관리를 하라'는 취지의 막연한 지시만 했을 뿐 정작 참사 당일엔 대형 집회가 끝나자마자 기동대를 해산시키고 저녁 8시 반쯤 퇴근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청장이 참사의 위험성을 알고도 할 일을 하지 않았다며 기소한 건데, 김 전 청장 측은 이 논리가 어불성설이라는 취지로 정면 반박했습니다.

이태원 쪽에 며칠에 걸쳐 10만 명이 방문한다는 정보만 가지고 압사를 당연히 예상했어야 한다는 검찰의 논리는 억지라는 겁니다.

검찰은 함께 기소된 서울청 상황실 간부들이 이태원에서 밀려드는 인파 신고에 제때 대응하지 않아 초동조치도 늦어졌다고 지적했는데, 이들 역시 자신들의 대응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법정에서 지켜본 희생자 유족 측은 발언 기회를 얻어, "김 전 청장이 '스스로 무능하다'고 말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유족과 피해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겠다면서도, 과연 어디까지가 법으로 규율돼야 할 범위인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재판은 6월 3일에 열립니다.

YTN 신귀혜 입니다.

촬영기자 : 유준석
디자인 : 이원희




YTN 신귀혜 (shinkh06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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