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뜯으려고…조폭 동원해 '가짜 유치권' 행사한 일당 검거
[앵커]
고급 빌라 건설 현장에서 사업권과 합의금을 목적으로 폭력 행위를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가짜 유치권을 내세운 이들은 건물을 장악하기 위해 조직 폭력배까지 동원했습니다.
한웅희 기자입니다.
[기자]
준공을 앞둔 인천의 한 고급 빌라.
덩치 큰 남성이 다가오더니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건설 업체의 제지를 뿌리친 채 안으로 들어갑니다.
뒤따른 남성은 미리 계획한 듯 천장 CCTV를 바닥 쪽으로 돌려놓습니다.
그사이 빌라 담장에서는 용역 업체 직원 수십 명이 몰려와 "유치권을 행사 중"이라며 철문을 막습니다.
건물 소유주들이 문을 열려고 하자 바닥에 내동댕이 치는 등 폭력을 행사합니다.
"유치권자라는 사람이 쳐들어왔다 해서 가보니까 건달들하고 (문을) 막고 못 들어오게 하고 있어요. 쇠사슬로 다 채워놓고 현관문을. 제 목을 감아서 들어 매치고 막 저희가 어떻게 해볼 수가 없더라고요."
빌라를 장악한 이들은 유치권 분쟁 등에 전문으로 투입되는 불법 용역업체로 드러났습니다.
이들 중에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활동하는 폭력조직 3개파의 조직원들도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60대 총책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인천의 고급 빌라 건설 현장 2곳에서 건설 업체를 상대로 사업권을 뺏거나 소유주들에게 합의금을 뜯어낼 목적으로 불법 용역업체를 동원했습니다.
공사 채권을 갖고 있는 업체들과 거짓으로 채권 계약을 맺은 후 이를 근거로 유치권을 주장하는 수법이었습니다.
이들은 빌라를 장악하기 위해 진입조와 대기조로 역할을 분담하고 텔레그램으로 지시를 주고받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인천경찰청은 공동건조물침입과 공동상해 등 혐의로 총책 A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용역 조직원 50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유치권이 진행 중인 집단민원 현장에 조직폭력배가 동원되는 등 각종 불법 행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hl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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