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ABS 판정 '조작 모의'…해당 심판 직무 배제

2024-04-15 18

초유의 ABS 판정 '조작 모의'…해당 심판 직무 배제

[앵커]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에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이른바 '로봇 심판'이 도입됐죠.

그런데 어제(14일) 로봇 심판 판정을 '사람 심판'이 잘못 전달하고 이를 거짓말로 무마하려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KBO는 이들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

박수주 기자입니다.

[기자]

14일 NC와 삼성 경기 3회 말. NC 선발 이재학이 삼성 이재현에게 5번째 공을 던진 뒤 NC 강인권 감독은 심판진에게 항의했습니다.

'스트라이크'인 2번째 공이 '볼'로 판정됐다는 것이었습니다.

각 구단은 태블릿을 통해 '로봇 심판', ABS의 판정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데, 뒤늦게 판정이 다른 것을 알고 항의한 겁니다.

합의에 나선 심판진은 이어폰으로 전달되는 투구 판정 결과를 제대로 듣지 못했는데도 이를 재확인 하지 않아 실수가 벌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ABS 결과는 주심과 3루심을 비롯해 ABS 요원까지 3명에게 즉시 전달되는데도 아무도 잘못을 바로잡지 않았습니다.

진짜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들으세요. 아셨죠. 우리가 빠져(나가려면) 그거밖에 없는 거예요. 음성은 볼이야. 알았죠?"

"지직거리고 볼 같았다"

"같았다가 아니고, 볼이야. 볼이라고 나왔다고 이렇게 하시라고. 우리가 안 깨지려면."

심판진의 잘못을 덮기 위해 거짓말을 모의한 건데, 이 대화는 고스란히 생중계됐습니다.

하지만 이를 알지 못한 심판진은 구단과 관중에 공개적으로 거짓말을 했고, 항의 시효가 지났다며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KBO는 허구연 총재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징계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조작을 모의한 심판 팀장과 주심, 3루심을 직무 배제한 뒤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는데, 고의로 ABS 판정 결과를 조작한 것인 만큼 중징계가 예상됩니다.

빠른 시일 내에 양 팀 더그아웃에도 볼 판정 결과를 전달받을 수 있는 수신기를 비치하겠다며 진화에 나선 KBO.

하지만 한순간의 거짓말로 심판은 물론 리그 전체의 신뢰가 이미 추락해버렸습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sooju@yna.co.kr)

#ABS #심판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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