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은 거의 사용을 하지 않는 목욕탕 굴뚝, 그냥 두자니 위험하고 막상 없애자니 철거가 쉽지 않아서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균열과 붕괴 위험이 큰 노후 굴뚝 실태를 배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은지 50년이 훌쩍 넘은 목욕탕 굴뚝입니다.
곳곳에 색이 바랬고 여기저기 금이 간 모습이 선명합니다.
주민들은 금방이라도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주민]
“바로 옆에 자고 나면 보고 안 볼 수도 없는 거고, 사람이 보면 그렇잖아요. 위험하잖아요."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 목욕탕은 문을 닫은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굴뚝은 방치된 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주민]
"여기는 목욕탕이 아니고 벌써 없어졌습니다. 저거를 철거를 안 하고, 저대로 놔뒀습니다."
과거 목욕탕에선 벙커C유 등이 연료로 쓰였고, 정부는 매연으로 대기오염이 발생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20m 이상 굴뚝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연료가 가스나 전기로 바뀌면서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이렇게 남은 노후 굴뚝은 전국에 9백개 가까이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철거가 시급한데 문제는 돈입니다.
수천만 원 이상 들다보니 업주가 쉽사리 손을 못대는 겁니다.
비용을 감당 못해 절반만 겨우 철거한 곳도 있습니다.
[목욕탕 업주]
"옛날에는 2배로 높았거든, 돈 많이 들지요. 웬만한 사람들은 손 못 댑니다."
일부 지자체들은 철거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대다수 지역에선 예산 부족과 사유재산이란 이유 등을 들어 손을 놓고 있습니다.
도시 미관을 해치는 건 물론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 A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한익 김현승
영상편집 : 이은원
배영진 기자 ican@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