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경기 부진에 가계 여윳돈 4년 만에 최저
[앵커]
지난해 가계 살림살이가 전년보다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 부진과 대출 이자 비용 때문에 가계 여윳돈이 축소된 건데요.
빌린 돈이 줄었지만, 굴린 돈은 더 크게 줄었습니다.
박지운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가계 여윳돈이 크게 쪼그라들었습니다.
예금·주식 등으로 굴린 돈 가운데 빌린 돈을 뺀 순수 여윳돈, 순자금 운용액이 크게 줄어든 겁니다.
지난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158조2,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0조 원 넘게 줄었습니다.
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입니다.
한국은행은 경기 부진이 이어지며 가계 소득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지만, 소비 수준은 달라지지 않아 여윳돈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리가 올라 대출받기가 어려워진 탓에, 지난해 가계에서 빌려 쓴 돈은 36조4,000억 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빌린 돈보다 굴린 돈이 더 크게 줄어, 결국 순수 여유자금이 축소됐습니다.
가계에서 투자 등으로 굴린 돈, 운용자금은 194조7,000억 원으로 4년 만에 가장 적었는데, 특히 주식·펀드 등 위험자산 처분이 많았습니다.
"잠재 성장률은 낮아지니까 소득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최근에는 물가가 많이 오르다 보니 실질 임금은 거의 정체나 감소했거든요. 그게 축소 사회의 전형이죠. 가계가 어려우니까 덜 쓰고 덜 빌려쓰는 거죠."
한편, 고금리로 불어난 대출 이자 비용이 주머니 사정을 더 팍팍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대출 이자비용은 13만 원으로 전년보다 31% 넘게 치솟았는데, 같은 기준으로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9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었습니다.
올해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들썩이는 물가 때문에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아, 당분간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질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연합뉴스TV 박지운입니다. (zwoo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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