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범한 청바지가 검열의 대상이 되는 곳, 북한입니다.
영국 다큐멘터리를 무단으로 방영하며 출연자의 청바지를 흐릿하게 처리했는데요.
서양 문화 단속에 열을 올리는 모습, 이솔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최근 조선중앙TV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입니다.
외국인 출연자가 무릎을 꿇은 채 정원 가꾸는 법을 소개합니다.
[앨런 티치마쉬 / 방송 출연자]
"가지를 다스릴 때 얇은 막대기로 지지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출연자가 입은 청바지가 흐릿하게 처리 돼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청바지부터 화면 우측에 조그맣게 포착된 청바지까지 조악한 상태로 뭉개져 있습니다.
'서양 패션'을 상징하는 청바지를 검열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 영상은 2022년부터 북한이 무단 방영 해 온 영국 BBC 방송의 원예 프로그램인데, 무단 사용도 모자라 청바지까지 멋대로 편집한 겁니다.
[2022년 북한 방송]
"썩어빠진 서양 문화, 양키에 단단히 물들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서양이나 남한식 옷차림과 머리를 단속해 왔지만 청바지를 대놓고 검열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근 더 강화된 한류나 외국 문화 통제 분위기가 반영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2020년 이후 사상 이완을 방지하기 위한 3가지 법이 통과되면서 이전보다 훨씬 민감한 반응, 대처를 강화하는 상징적인 모습이라고 판단됩니다."
최근 북한은 러시아 여행객들에게도 일부 관광지에서 청바지를 입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채널A 뉴스 이솔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향
이솔 기자 2sol@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