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당분간 이종섭 주호주대사 소환조사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소환할 여건이 아니라는 건데, 귀국 직후부터 조사를 촉구해온 이 대사 측은 부르지도 않을 거면 출국금지를 왜 했느냐며 역공에 나섰습니다.
부장원 기자입니다.
[기자]
이종섭 주호주 대사는 귀국하자마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모든 국내 일정을 공개하고 조속한 소환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이른바 수사 도피 논란을 조기에 불식하고 언제든 결백을 입증할 수 있다는 태도로, 공수처를 압박했습니다.
[이종섭 / 주호주 대사 (지난 21일) : 체류하는 기간 동안에 공수처와 일정이 조율 잘 돼서 조사받을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 대사 측 요구를 일단 검토해보겠다며, 신중 모드를 유지했던 공수처가 하루 만에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아직 압수물 분석과 포렌식이 끝나지 않았고 관련자 조사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만큼 당분간 소환조사가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채 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의 수사 초기 단계란 걸 인정한 셈인데,
공수처 안팎에선 여건이 안 된 채로 이 대사를 불러 '면피성 조사'란 비판을 받느니,
현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외부 공세에 흔들리지 않겠단 점을 분명히 한 거란 평가가 나옵니다.
이 대사 측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습니다.
이 대사 변호인은 출국금지를 몇 차례 연장했다더니 아직도 조사 준비가 안 됐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애초에 출국금지 처분을 한 것부터 특별한 이유나 배경이 있었던 게 아닌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송영길 전 대표처럼 일방적으로 출석하는 쇼를 하진 않을 거라고 강조했는데,
의혹의 진실 규명이나 수사 진척보다는 양측 신경전만 가열되는 모습입니다.
공수처는 최대한 수사에 전력을 기울인 뒤 이 대사에게 소환조사 일정을 통보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총선 전 조사는 불가능해졌습니다.
YTN 부장원입니다.
YTN 부장원 (minseok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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