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러시아서 간첩 혐의로 첫 체포…모스크바에 구금
[앵커]
우리 국민 1명이 올해 초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모스크바로 이송됐다고 러시아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우리 국민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수사 결과에 따라 양국 관계에도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우리 국민은 백모 씨로, 올해 초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체포된 뒤 지난달 말 모스크바로 이송됐습니다.
러시아 현지 타스 통신은 백씨가 국가 기밀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며 관련된 사건 자료가 '일급기밀'로 분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체포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어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 취재 결과, 백씨는 민간인 신분으로 지난 1월 중국에서 육로로 블라디보스토크에 입국한 뒤 며칠간 생활하던 중 러시아 연방보안국에 체포됐습니다.
백씨는 종교 관련 종사자로, 함께 체포됐던 아내는 석방돼 한국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한국 측에 이런 사실을 함구하고 있다가 지난달에야 문서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씨가 구금돼 있는 레포르토보 구치소는 거의 모든 수감자를 독방에 가두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곳입니다.
역시 간첩 혐의로 구금돼 미국 정부가 석방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월스트리트저널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도 이 구치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백씨의 석방이 늦어지거나 중형을 선고받을 경우 북러 밀착으로 한반도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한러 관계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재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가해진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했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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