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잠든 취객에게 다가가 이른바 '부축빼기' 수법으로 휴대전화를 훔친 절도범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훔친 물건을 사들인 장물업자는 베트남 국적의 불법 체류자로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태에서 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른 새벽, 한산한 지하철 객실 안.
술에 취해 졸고 있는 승객 옆자리에 한 남성이 조용히 다가가 이리저리 가방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반대쪽으로 다가가 외투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열차 다른 칸으로 유유히 사라집니다.
40대 A 씨가 이런 '부축빼기' 방식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훔친 휴대전화만 모두 9대.
A 씨는 같은 기간 비슷한 방식으로 휴대전화 7대를 훔친 60대 B 씨가 검거되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경찰은 지난 1월 B 씨가 베트남 국적의 장물업자 C 씨에게 휴대전화를 넘기는 현장을 추적해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A 씨도 같은 장물업자에게 휴대전화를 팔아왔는데, C 씨가 검거되자 압박을 느끼고 경찰에 자수한 겁니다.
현재 불법체류 상태인 C 씨는 지난해 3월에도 같은 범행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9월 구속 기간이 만료돼 전자팔찌 착용과 출국 정지를 조건으로 석방됐는데, 풀려나자마자 또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경마장 도박으로 돈을 날려 생활고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승객이 적은 심야시간대에는 홀로 떨어져 앉지 말고, 승객들이 있는 전동차 칸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김기창 /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안전계장 : 특히 심야 새벽 시간대에는 좌석에 앉으면 휴대전화는 반드시 안주머니 또는 가방에 잘 보관하여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A 씨 등 절도범과 장물범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영상편집: 김민경
그래픽: 지경윤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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