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급대원도 '응급실 뺑뺑이'...병원 찾느라 '발 동동' / YTN

2024-03-01 24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면서 환자를 받아주는 응급실을 찾느라 전전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환자를 실어 나르는 119 구급대원들도 응급실을 찾지 못해 상황실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웅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인테리어업을 하는 A 씨는 최근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 칼에 손바닥을 크게 베였습니다.

곧바로 근처 2차 병원 응급실로 갔지만, 전공의들이 없단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본인이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동네 성형외과를 찾아 10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A 씨 / 인테리어업체 대표 : 대형병원에 갔는데 1시간 정도 이상 대기를 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도저히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제가 봉합 수술을 끝내는 데까지는 거의 4시간 이상 소요가 됐어요.]

이처럼 응급상황에 치료 가능한 곳 찾기가 어려운 현실,

위급 환자를 신속히 실어 나르는 119 구급대원들 역시 응급실을 찾느라 애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 이후 구급대원들이 응급실을 찾아달라고 119 상황실에 요청한 경우는 하루 평균 67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0% 가까이 껑충 뛰었습니다.

구급대원들이 병원 응급실에 직접 연락해 환자를 이송할 곳을 찾는 게 일반적인데,

요즘은 받아주는 곳이 잘 없다 보니 상황실에 도움을 요청하는 겁니다.

[119 구급대원 : 이전 같으면은 바로 이송을 할 수 있었던 환자도 지금은 그 병원에 사전 연락을 다 하고 이송을 하고 있거든요. 인근 병원들이 다 수용이 안 된다고 하면은 이제 그 구급상황센터로 연락을 해서….]

다만, 구급대원의 요청을 받는 상황실 역시 뾰족한 수가 없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119 구급대원 : 구급상황센터에서 찾는다고 없는 병원이 찾아지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연락을 돌려서 병원이 없다고 하면 여기서도 따로 병원을 그렇게 특별히 더 수배를 해주거나 그럴 수는 없거든요.]

전공의들 복귀가 언제쯤 이뤄질지 미정인 현실 속에 한시가 급한 환자들을 태운 구급대원들의 '응급실 뺑뺑이'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유준석

그래픽;지경윤






YTN 윤웅성 (yws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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