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입국자가 캠퍼스서 여대생 살인…미 대선 정국 뇌관

2024-02-27 17

불법 입국자가 캠퍼스서 여대생 살인…미 대선 정국 뇌관

[앵커]

미국에선 얼마 전 이른 아침 캠퍼스 안에서 운동을 하던 여대생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용의자는 미국에 불법 입국한 중남미 청년이었는데요.

불법 이민 문제가 미 대선 정국의 뇌관이 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정호윤 특파원입니다.

[기자]

무릎을 꿇고, 두손을 모은 학생들.

지난주 아침 운동을 나섰다가 캠퍼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친구를 떠올리며 하염없이 흐느낍니다.

시신엔 공격에 의한 외상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친구들의 얘기에 항상 귀를 기울였습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이런저런 얘기를 열심히 들어주는 친구였습니다."

용의자는 2년 전 미국 남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 입국한 남미 출신 20대 청년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통령의 잘못으로 우리는 알아야 할 것들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850만명 이상의 불법 이민자가 국경을 넘은 것은 알고 있습니다."

파장은 대선 정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국경에 빗장을 걸자고 주장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범인을 '괴물'이라고 칭하며, 취임과 동시에 국경 봉쇄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불법 이주민에 의한 범죄를 부각하고 추방 정책을 공약하며 대선 운동의 쟁점으로 삼을 뜻을 재확인했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관대한 이민 정책으로 민심을 잃은 바이든 대통령은 국경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와 공화당이 문제 해결이 아닌 정치 쟁점화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도 더욱 부각시킬 방침입니다.

이번 사건이 대선 정국으로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두 사람은 이틀 뒤 불법 이민으로 골머리를 썩는 텍사스주를 동시에 찾습니다.

미국 유권자들은 불법 이민 문제를 현시점에서 가장 우려스럽고 또한 중요한 이슈로 꼽고 있습니다.

대선 주자들의 이민 정책이 보다 강경해질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 정호윤입니다. (ikar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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