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하트 풍선을 들고 곰인형 탈을 쓴 사람, 사랑을 고백하는 듯 보이지만, 아닙니다.
마약과 전쟁 중인 페루의 마약상 체포 작전입니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페루 리마의 한 주택가입니다.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하트 모양 풍선과 초콜릿을 들고 곰인형 탈을 쓴 사람이 서 있습니다.
한쪽 무릎을 꿇자 한 여성이 계단으로 내려옵니다.
여성의 모습이 포착되자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이 뛰어가고 잠시 후 한 남성이 곰인형 탈을 벗은 채 여성을 넘어뜨리며 제압하고 수갑을 채우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인형 탈을 쓴 남성과 주위 사람들의 정체는 마약 수사관들이었습니다.
마약거래 혐의가 있는 용의자를 집 밖으로 유인해 내기 위해 변장한 겁니다.
작전명, '안전을 위한 사랑의 곰인형'이었습니다.
경찰은 이어 집을 급습합니다.
침실 매트리스 아래와 집 밖 배수구 근처 등 곳곳에서 마약 꾸러미가 나옵니다.
이번 작전에서 발견된 양만 코카인 반죽 1500개가 넘습니다.
경찰이 압수한 마약 더미 앞에서 인형탈을 쓴 채 기념 촬영하면서 우는 용의자를 달래주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이번에 체포된 여성 2명은 마약 갱단에 소속된 모녀로 집에서 마약을 판매해 왔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습니다.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 중 하나인 페루에선 마약 범죄 단속을 위해 기발한 작전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경찰이 산타로 분장해 마약 조직을 검거하기도 했습니다.
채널A 뉴스 정다은입니다.
영상편집 : 김문영
정다은 기자 dec@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