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패딩 입고 불길로…60대 목숨 구한 소방관들
[앵커]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소방관들이 검은 연기를 목격하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 인명 피해를 막았습니다.
투철한 직업정신에 소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한웅희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의 한 주택가 빌라 뒤편.
검은색 패딩을 입은 남성 2명이 황급히 달려옵니다.
다급해 보이는 순간, 창문에서 검은 연기와 불길이 치솟습니다.
인천 서구 가좌동의 한 3층짜리 빌라 1층에서 불이 난 건 낮 12시 45분쯤…
인천 서부소방서 석남119안전센터 소속 고준규 소방교와 김상근 소방교는 오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길에 우연히 검은 연기가 치솟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두 소방관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옆집 주민으로부터 1층에 60대 A씨가 거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곧장 구조에 나섰습니다.
출입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보니 A씨가 얼굴 등에 화상을 입고 집안 신발장 쪽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구출된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습니다.
"문을 빨리 뜯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무조건 열어야 된다. 저희가 장갑을 낀 상태도 아니었기 때문에…저희가 비번이라고 그냥 쉬는 건 아니라고 항상 생각하거든요. (소방관) 다들 그렇게 생각할 거 같아요. 저뿐만 아니고."
불은 뒤이어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25분 만에 완전히 꺼졌습니다.
전날 발생한 문경 육가공 제조업체 화재로 동료 소방관 2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에 무거운 발걸음으로 퇴근하던 두 소방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기만 보고도 달려갈 수밖에 없는 그들에겐 추모의 마음조차 사치였습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hl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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