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조폭의 가스라이팅…'바다에 뛰어들라' 지시 따랐다 숨져
[앵커]
만취한 남성이 바다에 뛰어들어 목숨을 잃었는데요.
알고 보니 숨진 남성은 몇 년 동안 자신을 조폭이라고 속인 남성에게 협박과 심리적 지배를 받아오다 만취한 상태에서 시키는 대로 물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남성이 상의를 탈의한 채 난간을 넘어갑니다.
바다에 입수하기 위해섭니다.
이 남성, 바다에 빠져 그대로 숨졌습니다.
만취 상태에다, 수영도 못했던 겁니다.
왜 그랬던 걸까.
해경 조사결과 숨진 50대 남성은 누군가의 말을 듣고 바다로 입수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입수를 지시한 사람은 40대 남성 A씨.
숨진 남성과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부산에 위치한 고시원에서 함께 생활했습니다.
A씨는 자신이 과거 칠성파 두목의 오른팔로 활동했다며 숨진 남성과 또 다른 피해자 B씨를 속였습니다.
그러면서 본인 말을 듣지 않으면 폭력배들을 불러 보복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이들에게 A씨의 존재는 절대적이었습니다.
A씨가 서열 정리를 시키면, 피해자들은 둘 중 한 명이 실신할 때까지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무릎을 꿇는 일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A씨는 피해자들의 이런 태도를 이용해 기초생활수급 카드를 빼앗는 등 모두 1,700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폭행이죠. 언제 두들겨 맞을지 모르니까. 안 하면 안 될 상황이고 늘 그래왔으니까."
사건 당일에도 A씨는 숨진 남성과 B씨를 자신이 있던 경남 거제로 불러 밤새 소주 22병을 마시게 했습니다.
이후 해안가로 이동해 술을 마시던 중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자, 피해자들에게 입수를 지시한 겁니다.
곧바로 입수한 피해 남성은 결국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과거 조직폭력배 보스의 오른팔이었다는 그런 이야기를 수시로 했었고, 부산역 노숙자들을 상대로 실제 폭행을 행사하는 장면도 직접 목격했었고 이런 일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다 보니까…."
검찰은 A씨를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영민입니다.
김영민 기자 (ksmar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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