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현지시각 11일 걸프 해역과 이어진 오만 만에서 유조선을 나포했습니다.
예멘 반군 후티의 홍해 상 선박 공격으로 세계 주요 교역로가 위협을 받는 가운데 에너지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항행 위기가 동시에 발생한 것입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 해군이 오만만 해역에서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며 "법원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타스님뉴스는 "해당 유조선이 올해 이란의 석유를 훔쳐 미국에 제공했다"고 전했습니다.
걸프 해역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산유국의 해상 진출로입니다.
전 세계 천연가스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납니다.
이날 앞서 영국 해사 무역기구도 오만 만 인근에서 군복 차림의 남성들이 유조선에 무단 승선하는 일이 있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벌어진 뒤 예멘 반군은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30차례 가까이 공격·위협했습니다.
이에 세계 주요 해운사가 '홍해-수에즈 운하-지중해' 항로를 피하면서 그 여파로 해상 운송이 타격받고 있습니다.
이란은 부인하지만, 예멘 반군이 사실상 이란의 지시를 받거나 공조하면서 홍해 상 군사 행동을 감행하는 만큼 이란이 글로벌 교역의 통로인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동시에 과시한 셈입니다.
이란이 가자지구 전쟁을 비롯해 헤즈볼라 지휘관 폭사, 시리아 친이란 시설 폭격 등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경고한 만큼 이번 나포가 '보복'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YTN 류재복 (jaebog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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