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아동' 1만명 이상…더는 '사각지대' 없게
[앵커]
올 한해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던 뉴스 중 하나가 이른바 '미신고 영아' 사건이었죠.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안 된 아이들에 대해 정부가 뒤늦게 전수조사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모두 2,100여명이었는데, 전문가들은 아직 우리 이웃에 '미신고 아동들'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나경렬 기자입니다.
[기자]
두 아이의 어머니였던 30대 A씨.
자신이 낳은 아들 두 명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아이를 낳고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살인 혐의 인정하십니까?) …. (왜 경찰에 신고 안 하고 시신 유기하셨나요?) …."
정부는 이렇게 출생신고가 안 된 영아 2,123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11.7%, 249명이 숨졌고, 7명은 사망 과정에서 범죄 혐의점이 발견됐습니다.
이 조사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를 대상으로 합니다.
그 이전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미신고 영아들은 1만명 넘게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영아 상당수가 맡겨지는 곳은 베이비박스입니다.
그런데 정부 전수조사가 이뤄진 이후, 베이비박스에 오는 사례가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 7월 이후 베이비박스 안으로 들어온 아기는 모두 25명입니다.
1년 전, 또 2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아이를 유기한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여기에 살려달라고 아이들을 맡긴 건 유기가 아니에요. 갖다 맡긴 거지. 전화오고 상담한 엄마들의 그 아이들이 과연 어디 있을까, 또 어떻게 됐을까 이게 참 굉장히 두렵고."
우리 사회가 아직 찾지 못한 아이들은 더 있을 수 있습니다.
미신고 아동의 살해·학대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출생통보·보호출산 제도가 내년 본격 도입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양육 포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한 만큼 제도 시행 이후 이들이 숨지 않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연합뉴스TV 나경렬입니다. (inten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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