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광역버스는 사고 위험 탓에 서서 가는 입석이 금지돼 있습니다.
그런데 한 승객이 다른 승객이 앉아야 할 자리에 짐을 올려놓고 양보하지 않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입니다.
자리를 비워달라 하니 경찰을 부르겠다며 되레 으름장까지 놨습니다.
김민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을 출발해 경기도로 가는 광역버스.
자리에 앉은 여성과 서 있는 남성 간에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딱 하나 남은 자리에 먼저 앉아 있던 여성이 자신의 짐을 올려놓고는 치워주지 않은 겁니다.
[버스기사]
"짐을 치워주셔야죠. 이거 짐."
[남성승객]
"짐을 안 치워 주셔서."
[여성승객]
"물건이 너무 많은데."
남성이 서서 가야 할 상황이 되자 버스 기사까지 나섰습니다.
[버스기사]
"입석 금지라고요. 안고 타세요. 위에다 올리세요."
[여성승객]
"자리가 없으면 사람을 안 태우면 되는데 태워 가지고…"
주변 승객들까지 나서 짐을 치우라고 하지만 여성 승객은 오히려 큰소리입니다.
[여성 승객]
"제 물건이니까 만지지 마세요. 이거 제 물건인데 치우고 앉으시면 경찰에 신고해도 돼요?"
[목격자]
"자기 쇼핑 짐 그거 하나 올려놓는다고 못 앉게 했던 거더라고요. 사람들이 다 한마디씩 뭐라고 하는데 대꾸도 안 하고."
입석 금지 버스에서 남성 승객은 결국 출입문 계단에 앉아 가야만 했습니다.
[목격자]
"(남성 승객은) 입구에 있는 계단 쪽에 앉아서 갔어요. (여성 승객은) 사람들이 욕을 했는데도 자리는 끝까지 안 비켜주고 있었어요."
버스 앞부분엔 남은 좌석 수를 보여주는 전광판이 달렸는데요.
남은 좌석이 없으면 더 이상 탈 수 없습니다.
여성 승객 때문에 남성 승객은 현행법상 승객의 안전띠 착용 의무를 어기게 됐습니다.
다만 관련 규정은 처벌 조항이 없어 원인 제공자인 여성 승객을 따로 제재할 방법도 없습니다.
[버스회사 관계자]
"강제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기사님이 중재자일 뿐이지 강제적으로 이렇게 하세요 이렇게 (할 수가 없어요)."
내 편의 못지않게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김민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찬우
영상편집 : 방성재
김민환 기자 kmh@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