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핵심 반도체 기술을 중국에 빼돌린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전직 부장이 구속됐습니다.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는 최소 수조 원으로 추산되는데, 검찰은 기술 유출을 도운 공범들 수사에도 속도를 낼 방침입니다.
홍민기 기자입니다.
[기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 두 명이 법원으로 들어섭니다.
취재진 질문을 받자 모자를 뒤집어쓰고 대답을 피합니다.
['기술 유출' 혐의 피의자 : (수백억 대 리베이트 받으신 것 맞나요?) ….]
우리나라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 반도체업체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전직 삼성전자 부장 김 모 씨와 관계사의 전 팀장 방 모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한 겁니다.
김 전 부장은 지난 2016년 중국 신생 반도체업체로 이직한 뒤, 삼성전자의 국가핵심기술인 18나노급 D램 반도체 기술을 무단 유출한 혐의를 받습니다.
또, 반도체 장비 납품업체에 근무하던 방 전 팀장과 함께 첨단기술인 반도체 증착 장비 설계 자료를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두 기술 모두 초소형 반도체를 만드는 데 활용되는 핵심 기술로, 검찰은 기술 유출에 따른 단순 피해액만 수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반도체 기술 격차가 줄어드는 것까지 고려하면 실제 피해액은 수십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단 관측도 나옵니다.
특히 검찰은 김 전 부장이 6백여 단계에 달하는 반도체 핵심 공정 가운데 일부를 직접 손으로 그린 자료도 영장심사에서 제시하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법원도 이들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두 사람 모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국가정보원 의뢰로 수사에 나선 검찰은 이들이 기술을 넘기는 대가로 중국 업체로부터 수백억 원에 달하는 보수를 챙긴 것으로 파악하고 정확한 액수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과 함께 기술을 유출한 공범 한 명을 구속기소 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부장 제안을 받고 중국 업체로 넘어간 직원들이 최소 20명은 될 것으로 보고, 국내로 귀국한 이들부터 수사망을 넓혀갈 것으로 보입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촬영기자 : 최성훈
영상편집 : 연진영
그래픽 : 김진호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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