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괴짜' 대통령 취임 "최악정부 물려받아…개혁만이 해법"
[앵커]
파격적 언행과 급진적 개혁 정책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2년 차 정치 신인에서 대통령에 오른 밀레이가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예상외로 중도적 인사들을 내각에 기용하면서도 고통스러운 개혁을 예고했는데요.
멕시코시티에서 이재림 특파원입니다.
[기자]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대통령 궁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합니다.
이날부터 아르헨티나 미래 4년을 이끌게 된 밀레이 대통령은 비속어 섞인 특유의 구호로 분위기를 돋웁니다.
"자유 만세! 빌어먹을."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극심한 경제난을 부각하면서 강력한 개혁을 일성으로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내려질 어려운 결정을 추구하지도 않았고 원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1만5천%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한 그는 최악의 정부를 물려받았다며, 초인플레이션 재앙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의회에서 첫 연설을 했던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의회 밖에서 취임사를 발표한 밀레이 대통령은 예산 줄이기의 하나로 18개였던 정부 부처를 그 절반인 9곳으로 확 줄였습니다.
또 공기업 민영화도 속전속결로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다만, 내각을 다소 온건파로 구성했는데, 이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중앙은행 폐쇄와 달러화 도입 등 과격 공약 이행에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정부 인선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밀레이 대통령이 '보스'라고 부르는 여동생 카리나를 비서실장에 임명한 겁니다.
현지 매체들은 '친족을 공직에 임명할 수 없다'는 기존 규정이 폐지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전격적인 발표라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첫 정상회담으로 젤렌스키와 만나 지지와 연대의 뜻을 표했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연합뉴스 이재림입니다. (9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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