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도 성남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 친일파 이완용 비석이 설치됐다가 일주일도 안 돼 철거됐습니다.
설치한 문화원은 경각심을 일깨우자는 교육적 취지였다고 하지만 무슨 역적의 흔적을 남기냐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졌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용성 기자입니다.
[기자]
친일파 이완용의 생가터, 그 자리를 알리던 비석이 오늘 오전 철거됐습니다.
성남문화원이 지난 22일 이 곳에 설치한 지 엿새 만입니다.
250만 원을 들여 만든 가로 75센치 세로 112.5센치 크기의 비석에는 이완용의 일대기가 425자로 요약되어 있었습니다.
1858년 백현리에서 가난한 선비 이호석의 아들로 태어났고 이토 히로부미를 '영원한 스승'으로 떠받들었으며 을사늑약 후 내각총리대신이 돼 매국 내각의 수반이 됐다는 내용입니다.
이완용의 생가 터임을 알리는 비석이 있던 자리인데요, 바로 길 건너에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있습니다.
성남문화원은 교육적 차원에서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성남문화원 관계자]
"저희는 교육적인 차원에서 설치를 한 거였는데 이제 주민들의 그런 반발이 너무 커서 철거를 하게 됐습니다."
비석에 반발했던 주민들은 친일파를 기념하는 상징물이 설치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인근 주민]
"애국자라든가 이런 사람의 흔적을 남기는 거지, 역적의 흔적을 남긴 나라가 어디 있어요?"
[인근 주민]
"굳이? 친일파였던 사람을 굳이 알릴 필요가 있을까 …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요"
내용을 지적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인근 주민]
"더 디테일하게 써서 사람들에게 각성을 시켰으면, 옆에 초등학교도 중학교도 있으니까 을사오적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친일 행적을 알리고 역사적 교훈을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성남문화원 측은 비석 재설치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김용성입니다.
영상취재: 권재우
영상편집: 방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