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나 재난이 발생하면 비상 상황을 통제하는 장소, 이른바 '충무시설'로 활용해 온 충북 청주의 한 터널이 50년 만에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수백 미터 길이의 터널 안에 거대한 공간이 숨겨져 있는데, 충청북도는 주민의 의견을 받아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이성우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도심 야산 밑으로 터널이 뚫려 있습니다.
입구에는 두꺼운 철문이 설치돼 있고, 터널 안쪽으로 거대한 공간이 보입니다.
이 터널은 '당산 터널'로 1973년 충북도청 인근에 건립된 충무시설입니다.
전쟁이나 각종 재난이 발생했을 때 공무원과 군, 경찰 등이 모여 비상상황을 통제하는 시설로
터널 길이만 200m에 달하고 그 안에 14개의 공간이 숨겨져 있습니다.
50년 전 대피시설과 충무시설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터널입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다 보니 결로가 심해지고 안전등급에서도 C등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터널을 을지연습 기간에 훈련 공간으로 사용해 왔지만, 시설이 너무 낡고 첨단 장비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줄곧 제기된 상황.
[김은관/충청북도 민방위 팀장 : (양 출구가 차이가 나) 기압이 들어오면 따뜻한 공기와 차가운 공기가 계속 만나다 보니까 여기 저녁 아침 되면 한 40m 정도 안개가 낄 정도로 심각한 정도였습니다.]
결국, 충청북도는 충무시설을 도청 산하기관 지하로 이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능이 이전된 터널은 보안구역을 해제하고 일부 보강공사를 거친 뒤 주민에게 개방했습니다.
'당산 생각의 벙커'라는 이름도 붙였습니다.
현재는 빈 터널을 그대로 공개하지만, 주민의 제안을 받아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김영환/충북도지사 : (충북)도민들의 생각을 듣는, 도민들이 이것을 가지고 여러 가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공간으로 시작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충청북도는 또 도청과 주변 원도심을 관광명소로 육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충북 문화의 바다 공간 조성' 사업과 연계할 예정입니다.
YTN 이성우입니다.
촬영기자:원인식
YTN 이성우 (gentl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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