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도로 위에 생기는 살얼음, 이른바 블랙아이스는 대형 추돌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눈에 보이지 않아 더 위험한 도로 살얼음을 여름철 땅속에 모아놓은 열로 녹여 사고를 막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이동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9년, 상주 영천 고속도로에서 차량 40여 대가 잇따라 부딪히는 대형 추돌사고가 일어났습니다.
7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치는 등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블랙아이스로 불리는 도로 살얼음.
도로 표면에 얇은 막처럼 생기는 이 살얼음은 눈에 잘 보이지 않아 겨울철 운전자들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됩니다.
[장진환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 마른 노면에서의 사고율이 0.1이라고 하면 눈이 온 노면은 0.5 정도 됩니다. 하지만 블랙아이스가 되고 도로 살얼음이 되면 0.8로 올라갑니다. 실제로 도로 살얼음이 눈이 왔을 때보다 훨씬 더 무섭거든요.]
이런 도로 살얼음을 예방하기 위해 열선을 설치하는 등 기술이 개발됐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내구성이 약하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이번에는 땅속 열을 이용해 도로 표면을 데워 살얼음을 막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도로 밑에 난방용 파이프를 설치하고 여름철 도로 표면을 달군 열로 물을 데워 지속적으로 땅속 온도를 높여놓은 뒤 축적된 지열로 겨울에 다시 따뜻한 물을 공급하는 겁니다.
그러면 도로 표면 온도가 3℃에서 5℃ 정도로 유지되면서 살얼음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파이프가 설치된 도로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했더니 영하였던 표면 온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손병후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 살얼음이 생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다른 에너지가 들어가는 게 아니라 단순히 온수를 순환시키는 펌프 에너지만 사용되기 때문에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고 사고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교량이나 터널입구와 같이 미끄럼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에 적용하면 열선과 같은 기존기술보다 효율은 높이고 비용은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파이프를 설치하는 방법은 내구성이 뛰어나 고속도로 주요 결빙구간에도 적용할 수 있어 겨울철 대형 추돌사고를 막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사이언스 이동은... (중략)
YTN 이동은 (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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