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입원 환자'로 100억 원...13년 넘게 운영한 '사무장 병원' 적발 / YTN

2023-11-15 229

의사 면허를 빌려 이른바 '사무장 병원'을 차려놓고 가짜 입원 기록을 이용해 백억 원을 챙긴 일당과 환자 4백여 명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무려 13년 넘게 보험 사기 행각을 벌였는데도 들키지 않았는데,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의원 입구로 들어가는 여성.

얼마 지나지 않아 환자복 차림으로 나오더니 입원실 방향으로 서둘러 걸어갑니다.

입원치료가 필요 없는데도 마치 입원한 것처럼 가짜 기록을 만들어두고 외출했다가 경찰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선 급하게 돌아온 겁니다.

지난 5월 부산 서구에 있는 해당 의원을 압수 수색한 경찰은 4백 명이 넘는 '가짜 입원 환자'를 확인했습니다.

관절통이나 근육통을 치료하려고 방문했다가 병원 사무장 50대 A 씨의 '가짜 입원' 제안을 받아들인 겁니다.

환자들은 허위 입원확인서를 이용해 보험사에서 50억 원을 받아냈고, 의원은 요양급여비로 50억 원을 챙겼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보험 사기 행각으로 보험료가 줄줄 새고 있었지만, 10년 넘게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사무장 병원' 인근 약국 관계자 : 바깥에 처방전을 거의 안내는 병원이었기 때문에 저희한테 처방전이 오는 건수가 하루에 많으면 10건까지도 안 됐고요.]

보험 사기에는 의사들도 가담했습니다.

의원 개원에 필요한 면허를 빌려주고, 실제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다른 병원에 보낸 거로 드러났는데, 적발 뒤에도 다른 병원에서 근무 중인 거로 파악됐습니다.

[문희규 /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의료범죄수사팀장 : 의사들은 야간에 다른 병원에서 일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입원 환자들이 야간에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대처할 수 없으니까 (다른 병원에 보냈습니다.)]

오랜 기간 드러나지 않았던 보험 사기는 지난 2월 병상 수보다 입원 환자가 많아 의심스럽다는 보험사 신고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기록상 눈에 띄지 않도록 가짜 환자 수를 조절했다면 수사망에 걸려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여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경찰은 사무장 A 씨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의사 2명과 환자 4백66명도 입건했습니다.

YTN 차상은입니다.




YTN 차상은 (chas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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