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명의 유령법인 대포통장 유통..."1조 8천억대 다른 범죄 악용" / YTN

2023-11-13 80

노숙인들 명의로 세운 유령법인으로 대포 통장을 개설해 유통한 일당 30여 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계좌는 보이스피싱 사기나 도박사이트 같은 다른 범죄에 활용됐는데 확인된 금액만 1조 8천억 원이 넘습니다.

임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쓰레기가 널브러진 주택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백 모 씨 / 대포 통장 조직 관리팀장 : (주민등록번호 맞죠?) 네.

(전자금융법 위반으로 체포 영장 발부돼서 체포하는 거예요, 현시간 부로.) 네.]

대포통장 유통 조직에서 조직원들을 관리하던 20대 백 모 씨입니다.

백 씨가 팀장으로 있던 이 조직은 노숙자나 신용불량자 명의로 법인 38개를 세웠습니다.

대포 통장을 만들 목적이었습니다.

법인의 경우 개인보다 계좌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데다 수사 기관의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이른바 유령 법인 계좌 125개가 범죄 조직으로 팔려나갔습니다.

이렇게 유통된 계좌로 100명 넘는 전화금융사기,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무려 68억 원을 보냈습니다.

도박사이트 등에 쓰인 것까지 포함하면 계좌 거래 규모는 모두 1조 8천2백억 원에 달합니다.

이들은 팀별로 역할을 분담한 뒤,

꼬리를 밟히지 않기 위해 조직원들끼리도 사무실 위치를 비밀에 부쳤고

적발됐을 때 경찰에 진술할 내용도 사전에 교육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경찰은 총책을 포함해 조직원 32명 모두에게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은 물론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이용주 /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계장 : 명의를 대여해 주고 대포 통장을 생성하는 범죄에 가담할 경우 관련법에 따라 처벌됩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금전적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압수 과정에서 발견된 계좌 900개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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