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년 전 부산 부둣가에서 낚시바늘에 검은 봉지가 걸려 올라왔습니다.
그 속엔 마약 투약 주사기가 무더기로 들어있었죠.
해경이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마약사범 21명을 붙잡았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기자]
엘리베이터를 탄 여성, 연신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머리를 정돈합니다.
영락없는 여성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30대 남성입니다.
마약에 중독돼 운영하던 식당까지 그만둔 뒤, 수사망이 좁혀오자 검거를 피하려고 여장을 한 겁니다.
정부에서 받은 생활지원금을 마약 사는데 써버린 기초생활수급자 4명도 최근 검거됐습니다.
[현장음]
"아이고 어디 도망갑니까. 적당히 좀."
이들에게 마약을 공급한 건 조직폭력배 출신 A씨가 이끄는 마약 조직이었습니다.
태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서 국제 우편물로 소량의 마약을 반입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하지만 2년 전 부산 한 부둣가에서 낚싯바늘에 걸려 올라온 비닐봉지 때문에 범죄 행각이 드러나게 됐습니다.
낚시객은 바닷속에서 검은 봉지를 건져 올렸습니다.
봉지 속에는 돌멩이와 함께 주사기들이 발견됐습니다.
해경은 주사기에 묻은 혈흔을 토대로 유전자 정보를 추적했습니다.
지난해 A씨 등 2명을 붙잡아 구속한 데 이어 올 2월과 3월, 판매책 3명을 추가로 붙잡았습니다.
이들에게 마약을 사서 투약한 사람들까지 모두 21명을 검거해 이 중 16명을 구속했습니다.
[김인호 / 남해해경 마약수사대 반장]
"유통부터 시작해서 투약자까지 검거를 이어왔고, 가장 최상층에 있는 총책을 체포하기 위해 수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은 지난 9월 기준 2만 230명입니다.
한 해 2만 명을 넘은 건 1990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입니다.
채널A 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이승은
배영진 기자 ican@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