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과제 자랑대회'..."제 실패담 들어보실래요?" [앵커리포트] / YTN

2023-11-03 12

누가 누가 더 찐하게 실패했을까? 나의 실패담을 널리 자랑하는 '망한 과제 자랑 대회'가 열려 주목받고 있습니다.

카이스트 실패연구소와 학생 동아리가 함께 주최한 대회인데요.

기계공학과 석사과정 중인 한 대학원생은 우리나라 최초의 경차 '티코'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횡단을 계획했지만, 결국, 실패했던 경험을 공유했고,

주식투자로 바닥을 찍었지만, 그보다 아래 지하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는 실패담도 소개됐습니다.

카이스트는 왜 이런 행사를 기획했을까요? 카이스트 실패연구소장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조성호 /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 (실패연구소장) : 예를 들어서 야구 선수가 3할 타자면 되게 잘 친다고 하잖아요. (그렇죠) 대충 거기랑 비슷한 것 같아요. 한 열 번 지나서 치면 세 개 정도 붙고 일곱 개 떨어지고. 그래서 저는 우리 학생들한테 제가 하는 얘기가 혹시 아직 실패를 많이 안 해봤다면 그걸 더 걱정해야 된다고 제가 말하기도 하거든요. 실패를 실컷 해봐라. 젊었을 때 신나게 실패를 해보는 게 오히려 나중에 인생을 위한 엄청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이런 얘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럼 가장 인상 깊은 실패담은 뭐였을까요?

대상 격인 이른바 '연구 대상'은 생명과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문진우 씨에게 돌아갔습니다.

주제는 '암 파인 땡큐' 였는데요. 들어보시죠.

이때 제가 받은 주제는 '폐암의 뇌 전이'였어요.

되게 재밌는 주제고 데이터도 잘 나와가지고 연구 신나게 잘 해왔습니다.

2018년도 여름이었어요. 되게 한 번 크게 쓰러졌거든요. 머리를 들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 실려갔더니만 우뇌에 직경 1cm짜리 혈관종이 있다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비록 두개골 우측에 직경 5cm짜리 커다란 구멍이 생기긴했어요.

근데도 일단은 살아남아서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박수 한 번 주시겠어요?

이 발표 제목이 암 파인 땡큐였죠.

그래서 저는 파인 땡큐 하냐 아 네 그래도 그럭저럭 파인 땡큐 합니다.

여러분들도 파인 땡큐 하실 수 있을지 그리고 부디 파인 땡큐 하시길 바라면서 오늘 이 짧은 자리 마무리하겠습니다.

대회 제목은 망한 과제 자랑대회였지만, 어찌 보면 망해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 자랑대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실패 속의 희망, 오늘도 파인 땡큐입니다.
... (중략)

YTN 박석원 (anc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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