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기억 생생'…함께한 동물들과의 마지막 인사
[앵커]
사육사들은 자신이 돌보는 동물의 일거수 일투족을 들여다보며 보살펴 주다보니 정이 깊게 들 수 밖에 없죠.
이 동물들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가족을 잃은 것 같다고 하는데요.
이런 마음을 달래고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현장에 안채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생고기와 오이, 당근, 건초가 올라간 제삿상.
서울대공원 직원들이 동물원에서 지내던 중 세상을 떠난 동물들을 기리기 위해 준비한 음식들입니다.
올해는 총 99마리의 동물들이 사육사들의 곁을 떠났는데, 랫서판다 '상큼이'도 그 중 하나입니다.
지난 7월 상큼이는 1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통상 랫서판다의 수명은 10년 정도인데, 사육사들의 보살핌 속에 두 배 가량을 더 살 수 있었습니다.
약 네 달이 지났지만, 상큼이를 떠나보낸 사육사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시민분들께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어. 너는 아픈 모습을 내색하지 않았지만 그때 당시 우리 모두 너의 건강이 걱정이었지."
사육사들의 보살핌을 받은 것은 상큼이만이 아닙니다.
"(동물들이) 밤사이에 몇 시에 자고 또 몇 시에 걸어 다니는지 이런 것을 아침에 오면 CCTV로 전부 돌려보면서…저녁에 놓고 간 음식은 몇 백g을 먹었고 이런 것을 세밀하게 관찰하면서 진료팀하고 매일매일 공유…."
이처럼 매순간을 공유했던 사육사와 동물들은 위령제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동물들과 가족처럼 지냈던 사육사들은 헌화와 묵념을 통해 추모의 뜻을 전했습니다.
정든 동물들이 떠난 자리를 지켜봐야 하는 사육사들….
그들과 함께 했던 추억을 간직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연합뉴스TV 안채린입니다. (chaerin16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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