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대금 일부만 갚고 이월하는 ’리볼빙’도 늘어
코로나19 대출금, 고금리·고물가에 부담 커져
길어지는 고금리·고유가…연착륙 방안 마련 시급
지난 2분기 우리나라 자영업자 대출 잔액과 연체액이 역대 최대 규모로 나타났습니다.
다중채무자 비율 역시 최대치를 기록해, 대출의 질도 부실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코로나19 당시 고육지책으로 진 빚 부담이 고금리 시대에 빚 폭탄이 되어버렸습니다.
나연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분기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 2천억 원, 불과 석 달 사이 9조 5천억 원 불었습니다.
대출 연체액 역시 역대 가장 많은 7조 3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말 4조 천억 원대였는데 반년 만에 78% 이상 뛰어오른 겁니다.
무엇보다 대출의 질이 좋지 않습니다.
2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15%로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는데, 은행권 연체율이 전 분기보다 0.04%p 오른 데 반해 비은행권 연체율은 2.91%로 0.37%p나 급등했습니다.
대출 잔액의 70% 이상은 이미 여러 곳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 몫으로, 역시 역대 최대 비중입니다.
당장 카드 결제대금 낼 돈도 없으니,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고액의 수수료를 얹어 미루는 게 반복됩니다.
여신금융협회가 공시한 8월 말 기준 8개 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 잔액도 7조 3천7백여억 원으로 역대 최대로 쌓였습니다.
코로나19 당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에게 정부가 지역 신용보증재단 등을 통해 숨통을 틔워준 것이 고금리 시대 시한폭탄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주 원 /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연체를 하시는 분들이 소상공인, 중소기업, 취약계층 쪽에서 연체가 들어가고 있거든요. 경기가 나쁘기 때문에 벌이가 신통치 않은 거죠.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 내기도 바쁜 계층이 많기 때문에….]
문제는 전 세계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국제 유가 역시 내려올 조짐이 아직 안 보인다는 점입니다.
자영업자의 빚 부담이 우리 경제 연쇄적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연착륙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나연수입니다.
영상편집:박정란
그래픽:이원희
YTN 나연수 (ys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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