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아미니'? 히잡 안 쓴 이란 소녀, 혼수상태…인권단체 "폭행 탓"

2023-10-05 0

'제2의 아미니'? 히잡 안 쓴 이란 소녀, 혼수상태…인권단체 "폭행 탓"

[앵커]

이란 테헤란 지하철에서 10대 소녀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과 대치하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란 당국은 이를 부인했는데요.

잠잠해졌던 반정부 시위에 다시 불을 당길지 주목됩니다.

황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란 테헤란의 한 지하철.

열차가 들어오자 소녀들이 올라탑니다.

자세히 보니 히잡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소녀가 객실 밖으로 뒷걸음질치더니 다른 여성들과 함께 쓰러진 친구를 힘겹게 지하철 밖으로 끌어냅니다.

현지시간으로 4일 쿠르드족 인권단체 헨가우는 쓰러진 소녀인 아르미타 가라완드가 히잡 착용을 단속하는 도덕경찰과 대치하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체는 가라완드가 폭행을 당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면서 머리와 목에 붕대를 감은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당국은 가라완드가 저혈압 쇼크로 실신했을 뿐, 보안군이 개입한 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가라완드의 부모 역시 이란 국영매체와 인터뷰에서 딸이 저혈압으로 쓰러졌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는 모든 행적을 확인했고, 모든 것이 증명됐습니다"

인권단체는 부모의 진술과 관련, 인터뷰 현장에 보안 당국의 고위 관리가 입회한 상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건이 발생한 객실 내부 영상을 공개해 달라고 당국에 요구했습니다.

앞서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에도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2살 여성 아미니가 도덕경찰에 체포된 바 있는데, 조사를 받던 도중 쓰러져 사흘 만에 숨졌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란 전역에서는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황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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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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