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마지막 날, 경기 포천 저수지에 민간 헬기가 추락해 60대 조종사가 숨졌습니다.
산불 진화를 위해 포천시가 임차 계약을 맺은 헬기였는데, 업체의 자체 점검 훈련 도중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우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담수 호스를 내려뜨린 흰색 헬기가 경기 포천 소흘읍 저수지 위를 저공 비행합니다.
수면을 향해 천천히 하강하다가 잠시 저수지에 빠진 뒤 곧장 위로 솟구쳐오릅니다.
이내 중심을 잃고 위태롭게 공중을 빙빙 돌던 헬기는 결국 거대한 물보라와 함께 물속으로 사라집니다.
오전 11시 10분쯤, 민간항공사인 홍익항공 소속 AS-350 헬기가 수심 10여 미터 저수지로 추락했습니다.
[사고 목격자 : 헬기가 추락할 때 나는 소리 있잖아요. 그런 모터가 헛돈다는 소리가 많이 들렸고. 기체가 수면 위에 떠 있었고요. 5분도 안 되어서 가라앉은 것 같습니다.]
추락 신고를 접수한 소방은 비상 1단계를 발령하고, 헬기에 탑승했던 60대 조종사 A 씨를 찾아 나섰습니다.
소방은 구조 헬기 등 장비 30여 대와 인력 80여 명을 투입해 저수지를 집중수색 했습니다.
물에 잠긴 헬기 조종석에서 발견된 A 씨는 수색 작업 5시간 만에 숨진 채로 인양됐습니다.
사고 헬기는 포천시가 지역 산불 작업에 투입하기 위해 12월 말까지 임차한 것이었습니다.
A 씨는 계약 개시를 하루 앞두고 자체 점검을 위해 저수지에서 물을 담는 작업을 시도하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육군 소령 출신 A 씨는 과거 산림청에서 방재 헬기도 운항한 베테랑으로,
올해 봄철에도 다섯 달 동안 포천 산불 방재에 투입됐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상헌 / 경기 포천시 산림과장 : 내일부터 정식 계약이 시작되는데 오늘 장비를 점검하기 위해서 담수를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찰은 A 씨의 부검을 진행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국토교통부는 또 중장비를 동원해 헬기를 인양하고 기체 결함을 비롯한 추락 경위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YTN 우종훈입니다.
촬영기자 : 강보경
영상편집 : 김광현
YTN 우종훈 (hun9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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