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유럽행 난민보트…반이민 정서 확산에 정치 지형도 요동
[앵커]
아프리카 이주민을 태운 유럽행 보트 행렬이 그야말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 한 해에만 유럽행 망명 신청이 100만 건에 달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다시 고조되고 있는 반이민 여론이 유럽의 정치 지형까지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준삼 기자입니다.
[기자]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타고 온 배들이 온 해안가를 뒤덮었습니다.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130㎞ 떨어진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은 몰려드는 이주민 행렬로 연일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작년보다 배로 증가한 해상 이민자 규모에 이탈리아 정부는 이들을 최대 18개월간 구금할 수 있는 조치까지 발표했습니다.
"어떤 경우든, 당신이 불법적으로 이탈리아에 들어온다면 당신은 구금된 뒤 본국으로 송환될 것입니다."
국경을 맞댄 프랑스도 이민자들이 넘어올 경우 추방하겠다는 강경한 신호를 발신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럽국가들에 인도주의적 책무를 다하라고 호소하고 나섰지만,
"지중해의 몇몇 항구들이 문을 닫고, '침략'과 '비상'이라는 두 단어가 사람들의 두려움을 부채질하며 확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에서 목숨을 건 그들은 (유럽을) 침략하려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환영받기를 원하고, 살기를 희망합니다."
오히려 반이민 정서는 점점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독일과 프랑스, 헝가리, 폴란드 등에서는 불법 이민을 막아야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고,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이런 흐름 속에 세력을 키우며 유럽의 정치 지형도를 뒤바꾸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지난 6월 초 이주 신청자들을 회원국들이 분산해 수용하거나 기금을 내는 방식의 새로운 난민 정책에 잠정 합의했지만, 일부 국가들은 여전히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
인도주의와 반이민 정서를 둘러싼 유럽의 해묵은 난민 갈등이 또 한 번 시험대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준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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