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이지만, 그래서 더 외로운 분들도 계십니다.
무료급식소가 오늘 더더욱 붐비는 이유인데요.
가족이 없는 어르신들 명절 음식도 반갑지만 무엇보다 함께 먹을 이웃이 있어 행복하다고 합니다.
최재원 기자입니다.
[기자]
커다란 솥에 갈비가 한가득 담겨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윤기가 흐르는 송편을 포장 용기에 옮겨 담습니다.
무료급식소에서 추석맞이 특식을 준비하는 겁니다.
[자광명 보살 / 원각사 무료급식소]
"오늘은 LA 갈비하고 무채하고 소고기 무국하고. 송편 있고 또 양말 하나도 준비했고."
급식소 밖에는 이미 기다란 줄이 늘어섰습니다.
먹음직스러운 명절 음식에 어르신 얼굴엔 웃음꽃이 핍니다.
[무료급식소 방문 노인]
"아 뼈다귀. 그거부터 훑어 먹었지 뭐. 그거부터 먹고. 삼키지도 않고 밥을 자꾸 떠먹고. 맛없는 게 없어. 너무너무 맛있어."
가족을 만나지 못해 적적했던 마음도 조금은 달래집니다.
[무료급식소 방문 노인]
"지금은 손자들도 다 해외에 미국 가 있고 없어. 그러니까, 거리가 멀어지는 거야 이제."
[무료급식소 방문 노인]
"적적하죠, 적적한데. 자식이 전화를 안 받는데. 자식들이 오면 추석 밥이라도 한 그릇 먹고 그러지 갈 데가 없으니까 여기 와서 시간 보내다가."
오늘 하루 급식소를 찾은 어르신은 400여 명.
치솟는 물가에 소고기며 채소며 음식 마련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어르신들의 행복한 얼굴,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원동력이 됩니다.
[현장음]
"추석 명절날 자손들하고 앉아서 이렇게 덕담이라도 나눠야 할 그런 분들인데. 할아버지들 가시면서 보살님 잘 먹었다고 그러면서 감사하다고 그러고 인사하고 가시면 (뿌듯하죠.)"
365일 문을 연다는 무료 급식소.
이번 연휴도 어르신들의 허기와 외로움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최재원입니다.
영상취재 : 채희재
영상편집 : 김지균
최재원 기자 j1@ichannela.com